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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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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영윤] 2017-마드리드 꼼쁠루뗀세 대학(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 연극 수업 후기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19-04-17 조회수 1,777
첨부파일 Escuela-de-Artes-Escenicas.pdf
안녕하세요. 저는 서어서문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영윤입니다. 지난 7월 BK 장학생 해외수학지원금을 받아 저와 박선희 학생은 마드리드 꼼쁠루뗀세 대학에서 3주 동안 “Curso de artes escénicas”라는 제목의 수업을 수강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해외에서 수업을 듣고 생활하며 느끼고 배웠던 점을 공유해보려 후기를 남깁니다.

1. 수업 소개

꼼쁠루뗀세 대학에서는 7월 3주 동안 여름 계절 학기를 운영합니다. 올해로 16년 째를 맞이하고 있는 계절학기 프로그램인데요. 크게 보건,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네 개의 단과가 다양한 종류의 수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는 스페인어권 문학 중에서도 희곡 작품들에 관심이 많아서 본 수업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은 꼼쁠루뗀세 대학의 여러 교수님들 및 스페인 연극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강의들로 이루어졌습니다. 3주 동안 월요일~금요일 아침 아홉시부터 오후 두 시까지 다섯 시간씩 수업이 진행됐는데, 보통 오전 두시간 반 동안은 희곡 이론에 관한 수업을 듣고, 오후 두시간 반 동안은 직접 연극 연기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의계획서를 첨부할테니 관심 있으면 첨부파일을 참고해주세요. 저의 예상과는 다르게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모두 원어민들이었습니다. 대부분 꼼쁠루뗀세 대학의 학생들이었고, 콜롬비아에서 온 두 명의 학생과 멕시코 학생 한 명이 수강생들이었습니다. 이론 수업에서는 희곡 작품 분석 및 비평 방법, 극작법, 라틴 아메리카의 희곡 경향 등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됐습니다. 이 때는 주로 교수님이 설명하시고, 학생들은 그 내용을 듣고 있는 식이었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가는 데 큰 고충은 없었습니다. (다만 아침 일찍 일어나 수업을 스페인어로 듣다 보니 상당히 졸릴 때가 있는데, 다른 학생들은 전혀 졸지 않아서 졸음을 쫓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오후에 이뤄진 실습 시간에는 선생님들의 지시에 맞춰 몸을 움직이거나 연기를 해야 하고, 다른 학생들과 그룹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이 빠르게 주고 받는 스페인어를 이해하고 또 제가 생각하는 바를 스페인어로 정확히 전달해야 했습니다. 저는 아이디어는 스페인 친구들만큼 많이 갖고 있었지만 그 생각을 스페인어로 순발력 있게 전달하기가 힘들어서 굉장히 답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다른 수강생들은 외국어로 연극 수업을 듣는 저희가 대견했는지 계속 격려해주고 배려해줘서 과제를 수행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첫날 서로 자기소개도 없이 바로 수업을 진행해서 깜짝 놀라고 좀 서먹했는데, 둘째날 연기 실습 시간에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쉬는 시간에는 같이 간식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대화를 하다 보니 (스페인 친구들의 말은 너무 빨라 저는 주로 듣는 역할이었지만.....) 나중에는 다함께 저녁식사도 하고, 가라오케까지 같이 가게 됐습니다.

저녁식사를 한 날, 그리고 프로그램을 마치며 학생들끼리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프로그램이 시작한 첫날 3주 동안 수행할 과제가 주어졌는데요. 이론 수업의 과제는 수업 내용에 대한 Cuaderno bitácora 를 제출하는 것이었습니다. Cuaderno bitácora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봐서 무엇인지 조교에게 질문했더니 수업 때 배운 내용을 필기해서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지어가며 작성하는 레포트를 말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실습 수업의 과제는 3주 동안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 “피의 결혼식(Sangre de bodas)”과 사라 케인의 작품인 “페드라의 사랑(Amor de Fedra)”의 몇몇 장면을 연습해서 마지막 날 공연에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 중에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다른 전공을 가진 학생들로 연극 동아리에 들어서 연기를 해보거나 연출을 하면서 연극에 대한 흥미가 커진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학생들은 희곡 이론에 대한 수업을 더 흥미롭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 친구들은 연극을 실제로 공연할 기회는 많았지만 비평적으로 접근할 기회를 갖지 못했으니까요. 반면 저는 실습 수업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저에게 이론 수업에서의 문학 비평은 서울대 대학원에서 들을 수 있는 수업과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졌고, 오히려 서울대 대학원의 수업이 더 수준이 높다고 느껴졌습니다. 실습 수업에서는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학생들과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고, 간단한 즉흥 연기를 하거나, 동료들을 믿고 그들에게 내 몸을 맡기는 연습도 하는 등, 내 몸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예상보다 훨씬 진지한 자세로 연기에 임하는 학생들 덕분에 저도 그 순간에 몰입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후에 진행되는 실습 수업은 보통 책상과 의자를 교실 뒤로 치우고 바닥에 앉거나, 심지어는 눕거나 엎드려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몸을 자유롭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도 다들 편안한 차림새로 수업에 와서 정말 온몸을 다 써가면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갔습니다. 저도 맨날 트레이닝 쇼츠나 요가 바지 같은 걸 입고 수업을 들으러 갔던 기억이 나네요.


2. 생활

저와 박선희 학생은 페이스북 Madrid Rental 페이지에서 머무를 집을 찾아서 집주인과 직접 연락해 방을 계약했습니다. 구글에 보면 여러 중개 사이트가 있고, 시스템이 상당히 잘 갖춰져 있지만 수수료까지 내기엔 금액이 부담스러워서 직접 집주인과 컨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찾게 됐던 것 같습니다. 다행이 마드리드는 학생들이 휴가를 가는 여름 방학 시즌인 7-8월에 세가 싼 편이라서 괜찮은 가격에 방을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집은 Arguelles 역 바로 옆에 있는 건물에 있었는데, 근처에 마트와 백화점, 옷 가게 및 스페인 광장이나 데보드 사원 등이 있어서 굉장히 살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학교를 갈 때도 10분 정도 걸어 Moncloa 역 앞에서 버스를 타면 건물 바로 앞에 내려줘서 편리했습니다.

처음 마드리드에 도착했을 때는 세 명의 스페인 여학생들이 집에 살고 있었는데 저희가 도착하는 날 한명이 고향으로 내려가고, 일주일 후에는 다른 한명이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서 결국 남은 한 명과 저희 둘이 이 주 정도 시간을 같이 보냈습니다. 우연의 일치로 같이 사는 이 친구도 연기를 전공했던 학생이어서 저희가 수강하는 수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굉장히 친절한 친구여서 항상 이 친구와 부엌 식탁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덕분에 스페인에서 사용하는 여러 표현들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던 둘째 주는 정말 역대급으로 더웠는데, 이 친구가 자신의 친구가 사는 아파트에 공용 수영장이 있다고 초대해줘서 그곳에서 수영과 일광욕을 하며 더위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수영장에서  읽겠다며 로르까(Federico García Lorca)의 피의 결혼식(Bodas de Sangre)을 들고 가는 허세를 부려보았지만 수영 뒤 엎드려서 볕을 쬐면 몰려오는 꿀잠의 기운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부엌이 있는 집이었기 때문에 점심은 주로 집에서 요리를 해먹었습니다. 스페인은 식료품이 정말 신선하고 저렴합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가 집 근처 마트에서 이것 저것 먹고 싶은 요리 재료를 양껏 고르고서도 7-8유로 밖에 나오지 않은 영수증을 받았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주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파스타와 샐러드를 요리했습니다. 저는 하몬을 정말 좋아하는데 하몬과 초리소도 원하는 만큼 실컷 먹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네요.... 점심을 먹으면서 맥주나 와인 등을 한 잔 마시고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잠시 씨에스타를 즐긴 후 숙제를 하거나 연극 대사를 외우곤 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 2-3주차에는 바빠지기도 하고 날씨도 너무 더워서 주로 학교 카페테리아에서 보까디요 등으로 점심을 대충 때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수업이 힘들었던 날에는 집 근처 식당에서 10유로 정도의 메누델디아로 만찬을 즐기기도 했네요.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만큼은 아니지만 인기있는 관광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에는 여러가지 축제 및 행사가 곳곳에서 진행되는데요. 마드리드 페스티벌 웹사이트나 7월 동안 Real Jardín Botánico에서 야간에 진행되는 콘서트인 Noches del Botánico 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 보고 간다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계획은 많이 했지만 매일 아침 9시까지 등교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평일에 있는 행사는 잘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다행이 프로그램이 끝나던 주 금요일에는 제가 좋아하는 쿠바 힙합 그룹인 Orishas의 콘서트가 있어서 거기에 가서 신나게 음악을 들었습니다. 또한 Citylife Madrid 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매주 월요일 마다 살사 파티를 여는데 거기도 한번 참석해서 살사 음악을 즐기고 왔습니다. 매주 목요일에는 언어 교환 모임을 주최해서 거기도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아 참석하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3. 마치며

꼼쁠루뗀세 대학에서 현지 학생들과 양질의 수업을 들으며 마드리드의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업료 및 항공료, 그리고 현지체제비까지 부담하기엔 무리였을텐데 BK사업의 지원으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인문대학 및 학교 차원에서도 해외에서 수학하려는 의지를 가진 학생들에게 크고 작은 지원이 점차 많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마드리드의 여름을 보내고 싶은 학생들은 꼼쁠루뗀세에서 제공하는 여러 수업들에 대해 찾아보고 구미에 맞는 수업을 신청해 수강해본다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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