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로스 안데스 대학교는 콜롬비아 보고타에 위치해 있습니다. 콜롬비아 최고의 대학교이며라틴아메리카 대학교 순위에서도 항상 상위권에 위치하는 유명한 학교입니다. 교직원들과 학생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며 때문에 학교 시설과 수업 수준이 아주 좋습니다. 로스 안데스 학교와 교환 협정을 맺고 있는 학교는 한국에서 서울대 하나뿐이기 때문에 학교에 있는 한국인은 서울대 파견 교환학생 뿐입니다. 중국, 일본의 대학들과 협정을 맺었다고는 하지만 제가 갔을 때는 그곳에서 온 교환학생들도 없고 유럽에서 온 학생들뿐이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교환학생 허가가 떨어지면 메일로 강좌 목록이 나와 있는 학교의 웹사이트 주소를 보내줍니다. 학점 및 시간, 선생님, 학년, 과목 분류 등이 나와 있으니 목록에서 흥미가 가는 강좌를 선택합니다. 메일로 또한 수강신청 방법 매뉴얼을 보내주는데요. 교환학생들은 그 매뉴얼에 나와 있는 표에 맞춰 목록을 작성해서 교환학생 담당자의 메일로 보내면 됩니다. 인기강좌 같은 경우에는 인원이 다 차서 튕기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담당자가 학생을 받아줄 수 있는지 교수님과 상의해서 추가적으로 넣어줍니다. 혹시 추가가 안될 경우에는 학생에게 다시 통보를 해주니 그 때 다른 과목을 찾아서 넣으면 됩니다. 아쉬운 점은 수업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강의계획서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강좌 제목과 학년 수준만 보고 강의를 선택해야 하는 점이 불편했습니다.
로스 안데스 대학에는 기숙사가 없습니다. 학교가 위치한 곳은 보고타의 역사지구인데요, 대학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라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집들이 많이 나옵니다. 학교에서 교환학생들에게 집 목록을 보내주기도 합니다. Compartoapto 라는 사이트에서도 집을 구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들은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만나 맘이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집을 구해서 쉐어해서 쓰기도 하고, 아니면 교환학생 대상으로 하는 하숙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외국인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residencia도 있습니다. 저는 같이 간 한국 친구 한 명, 프랑스 친구 한 명과 함께 학교 근처에 아파트를 구해서 살았습니다. 학교 캠퍼스 내부는 시설이 좋고 안전하지만, 캠퍼스 근처는 좋은 지역이 아니라 치안이 불안합니다. 안전을 더 추구하는 교환학생들은 학교와 떨어진 안전한 지구에서 방을 얻기도 하지만, 아침 저녁마다 버스를 타고 통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보고타에서 출퇴근 시간의 버스는 서울의 지하철 못지 않게 사람으로 가득 차는 걸 감안한다면 학교 근처에 사는 것이 교통비도 줄이고, 집값도 싸고, 더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Yadira Mogollon|Universidad de los Andes | Centro de Estudios en el Exterior| Cra 1 No. 18A-10, Of. Z207 | Tel / Fax: 571 -571-3324548
e-mail : oee@uniandes.edu.co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첫학기
– Espanol lengua extranjera(외국인을 위한 스페인어)
: 교환학생들을 위한 스페인어 수업입니다. 다른 수업과는 다르게 월-목 4일 동안 수업을 하고, 따라서 수업 시수가 2배이지만 학점은 3학점입니다. 이 수업을 신청하게 되면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스페인어 시험을 보게 됩니다. 일단 수업을 신청할 때는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A1,A2,B1,B2,C1 반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신청합니다. 저는 B2반을 신청했는데 시험결과에 따라 C1 반에 배정되어서 시간표를 다시 싹 바꿔야 했었습니다. 이 수업을 맡으신 선생님 모두 정확한 스페인어 발음을 구사하셔서 이해가 쉽습니다. 수업에서는 스페인어 문법, 콜롬비아 문화 등을 배우고, 여러 번의 에세이와 시험이 있습니다. 스페인어를 배우러 온 교환학생이라면 꼭 들어야 할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Gabriel Garcia Marquez(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서문학 전공생으로서 콜롬비아에 왔으니 꼭 들어야 할 수업이라고 생각돼서 수강했습니다. 수업이 딱딱하지 않고 자유로운 토론식으로 이루어지고 선생님이 질문을 많이 던지는 스타일이셔서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3번의 에세이와 기말 에세이를 내야 해서 힘들긴 했지만 에세이에 대한 피드백이 철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 La historia del arte de America Latina(라틴아메리카 미술의 역사)
: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는 수업이길래 따라서 수강했지만, 개인적으로 흥미 있는 수업은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이 우루과이 분이어서 그런지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미술에 치중된 느낌이었고, 리딩 자료가 너무 많고 내용이 어려웠습니다. 읽은 걸 확인하기 위해 매주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질문을 작성해야 하고, 3번의 퀴즈를 봅니다.
– America Latina Siglo XX (20세기 라틴아메리카 역사)
: 내용은 흥미로웠지만, 난이도가 엄청났던 수업입니다. 리딩 양이 어마어마하고, 총 5번의 퀴즈를 보며, 영화 감상문을 3번 제출 해야 하고, 중간 기말 시험과 기말 레포트도 제출해야 합니다. 게다가 선생님은 랩을 하는 것처럼 내용을 설명해서 받아 적기가 무척 힘이 들며, 교환학생에 대한 고려도 전혀 없습니다. 스페인어 실력이 아주 좋다면 (원어민 수준) 얻어갈게 많은 수업일 것 같긴 하지만, 저처럼 아직 배우고 있는 학생이라면 안 듣는 걸 추천합니다…
*두 번째 학기
– El taller de la gramatica y el estilo
: 글을 쓰고 교정 받으며 스페인어 실력을 늘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청했던 수업입니다. 첫시간에 교수님이 원어민을 위한 수업이라고 해서 다른 수업으로 바꾸려고 했다가, 그래도 도전해보라고 붙잡으시길래 그냥 수강했었는데 많이 후회했습니다.. 원어민을 위한 수업이다 보니 이해가 힘들었고 스페인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 Historia de Colombia
: 이 수업은 학생들을 위한 기초수업 목록에 있던 수업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선생님도 친절하고 쉽게 수업을 진행하시고, 퀴즈 답을 쓰는 방식, 에세이를 쓰는 방식을 하나 하나 다 설명해줍니다. 수업 내용도 흥미로웠습니다. 교환학생들이 들으면 좋을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스 안데스 대학의 수업 수준은 높은 편이고, 그만큼 학생들에게 시키는 공부양도 어마어마합니다. 개강 첫 주부터 책상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학문적인 수업 외에도 체육관에서 제공되는 교양 수업이 있습니다. 살사, 룸바, 축구, 탁구, 수영, 당구, 호신술 등,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좋은 시설의 체육관에서 원 없이 체육수업과 댄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도 룸바, 당구, 살사, 축구 등 다양한 체육수업을 들었고 학생 수가 적은 이 수업들에서 개인적으로 현지학생들과 소통할 기회도 있어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및 학습 방법
외국어 습득 정도는 정말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면 기본적인 언어는 당연히 늘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인과 부딪히며 한국어를 자꾸 사용하게 되면 10을 배울 수 있는 환경에서 5 정도 밖에 배워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한국 학생과 같이 살았지만 집 안에서는 절대 한국어를 쓰지 말자고 서로 약속해서 나름 잘 지킨 편이고, 항상 외국인 친구와 같이 만나서 한국어를 쓸 기회를 줄이려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지인 친구와 같이 살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학기 초반에 멕시코 친구와 한 달 정도 같은 집에 산 적이 있는데 확실히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과 얘기를 하다 보면 더 자연스러운 표현도 배울 수 있고, 듣기 실력도 훨씬 많이 향상됩니다. 읽기, 쓰기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 보면 리딩과 에세이에 치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것 같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콜롬비아는 식료품 등이 한국 물가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돈을 아끼려고만 하면 충분히 아낄 수 있습니다. 저도 평소에 돈을 많이 아껴 휴일이 낀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곤 했습니다. 먹을 것이 싼 대신 공산품은 한국보다 훨씬 비쌉니다. 옷, 화장품, 신발 등은 꼭 한국에서 쓸 만큼 충분히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110볼트짜리
콘센트 어댑터도 필요해요. 보고타 날씨는 우리나라 가을 날씨 같습니다. 9월 말-10월 초 날씨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고, 낮에 햇빛이 내리쬐면 또 덥습니다. 비가 자주 오고 바람도 많이 붑니다. 집에 난방시설이 잘 되어있지 않아 밤에 추울 수 있으니 작은 전기장판이나, 물 주머니, 수면바지, 수면양말 등을 갖고 가시면 요긴하게 쓰일 거에요. 집 렌트 가격은 대략 한 달에 25-30만원 정도면 학교 근처에 쉐어하우스를 구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은 보통 한 달 렌트비 정도입니다.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저는 유학생보험을 들지 않고 갔습니다. 콜롬비아는 여행위험국가로 되어 있어서 국내 보험사에서는 유학생보험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어시스트카드 라는 보험사에서 가입해준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콜롬비아에는 씨티은행이 있습니다. 씨티은행이 수수료가 가장 싸니 꼭 계좌를 개설하고 가시길 바랍니다. 보고타엔 지하철이 없고, 버스 두대를 붙여 놓은 뜨란스밀레니요(Transmilenio)라는 교통수단이 지하철의 역할을 합니다. 길 가운데로 난 전용차선으로 달리는데 나름 실용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외에 일반 버스처럼 다니는 부세따(buseta)들이 있는데 노선도가 확실히 나와 있지도 않고, 길가다가 손들면 멈추고 태우고 내리는 식이라서 처음 도착해서는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교통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7-800원 정도입니다. 길거리에 있는 핸드폰 가게나 마트에서 문자와 통화만 되는 싼 핸드폰을 사서 쓸 수도 있고, 아니면 원래 쓰던 폰을 갖고가 유심칩을 바꿔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선불로 충전해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2. 여가 생활
콜롬비아에선 매일매일 피에스타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밤에 나가 노는 걸 즐기지 않았지만 외국친구들을 보면 매일 밤마다 나가서 아침이 돼서야 돌아오곤 했습니다. 또한 주말에는 보고타 근교에 있는 작은 마을들로 여행을 갈 수도 있고, 학기 중간에 일주일간 방학이 있는데 그 때는 맘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카리브해나 커피농장 지역 등으로 긴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3. 기타 보고 사항
‘콜롬비아’하면 게릴라, 무장단체, 폭탄 테러 등을 떠올려서 위험한 나라라고 생각하는데 이제 그런 사고들은 거의 없습니다. 자잘한 강도사건, 소매치기들이 빈번하긴 하지만 자신이 주의한다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콜롬비아에 약 1년간 있으면서 여러 경험을 했습니다. 위에서 말했던 자잘한 소매치기 사건을 겪기도 했고, 길거리에 떠도는 위험한 사람들을 보며 겁에 질리기도 했지만 콜롬비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그 모든 걸 잊고 좋은 기억을 저에게 남겨주었습니다. 카리브해, 안데스 산맥, 아마존 우림, 이 모든 걸 포함하고 있는 나라인 콜롬비아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며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던 것에 행복했고, 이런 기회를 준 학교에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콜롬비아에 가서 제가 겪은 것 모두 또는 그 이상을 경험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