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2015년 7월 17일 스페인 언론사 Antena3의 기사에 따르면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Universitat Autonoma de Barcelona)는 세계 대학 순위에서 241위의 자리에 있으며, 스페인에 있는 대학교 중에서는 바르셀로나 대학교(Universidad de Barcelona, 116위)와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Universidad Complutense de Madrid, 228위)를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학교입니다. 위치는 바르셀로나 시내 중심부로부터 기차를 타고 40여분 떨어진 위치해있습니다. 이 대학교의 가장 큰 특징으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교환학생들이 많이 찾아온다는 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교환학생을 할 당시 한국인 학생들만 30여명 가까이 되었으며, 멕시코, 폴란드, 독일, 콜롬비아 혹은 스페인 다른 지방에서 온 교환학생들이 있었습니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과 기숙사와 관련된 정보를 이메일로 자주 전달 받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듣고 싶은 과목을 선정해 메일로 보내긴 하지만, 실제로 학기가 시작하고 수업을 수강하다보면 시간표가 많이 바뀌게 됩니다. 특히 스페인어나 영어로 진행이 되는 수업이 현지어인 까딸란어로 진행되는 수업보다 많지 않고, 실제 강의계획서에 나온 내용과는 다르게 수업이 까딸란어로 진행되는 경우도 종종있기에 실제로 수업에 들어가서 이를 확인하고 수강신청을 변경해야 합니다. 보통 통번역대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는데 꼭 통번역대(Facultat de Traduccio i interpretacio) 개설 수업을 들을 필요는 없습니다. 스페인문학, 스페인어학 등의 수업이 스페인어로 진행되기에 이런 수업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기숙사는 미리 메일을 보내서 신청을 합니다. 사용인원에 따라 다양한 방이 있습니다. 2인실, 4인실, 5인실 등이 있는데 5인실 방에 있는 1인용 방을 제외하면 보통 2명이서 같은 방을 공유하는 형태입니다. 방 전체는 아파트 형식으로 취사시설, 거실, 화장실(1개거나 2개) 등이 있습니다. 저는 5인실에 살았습니다. 룸메이트들은 전부 현지인 학생들이었습니다. 교환학생과 룸메가 되기도 하고, 심지어 한국인 교환학생과 룸메이트가 되기도 합니다. 한 달 방세는 겨울에 가스비, 전기세를 포함하여 300유로를 조금 넘었던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http://www.uab.cat/vilauniversitaria/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숙사의 장단점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장점으로는 현지인 학생들과 교환학생을 온 학생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방이 워낙 공간이 넓어서 친구들을 초대하기에도, 친구들 집에 놀러가기에도, 파티를 열기에도 좋았습니다. 게다가 기숙사생들을 대상으로(기숙사에 살지 않아도 참여할 수 있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려서 손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바르셀로나 시내나, 근교로 다 같이 버스를 대절해서 여행을 가는 일, 다 같이 축구 경기를 보러 가는 것,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바르셀로나 시내 바에서 파티, 축구 대회, 기숙사 영화 상영, 가라오케 등등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단점은 바르셀로나 시내와 거리가 상당히 멀다는 것입니다. 기숙사에서 기차역까지 대략 10분 정도 걸어가야 하며 평일에는 10~15분 간격으로 있고, 주말에는 20~30분, 야간에는 거의 50분 간격으로 있는 페로까릴을 타고 38분 정도를 이동해야 바르셀로나 시내로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기차역으로 1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작은 시내가 있고, 대형마트도 있지만 바르셀로나 중심지에 있는 관광지와는 조금 차이가 있어서 시내로 안 나갈 순 없었습니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Angel Gonzalez, ,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공지가 나갔습니다.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저는 총 네 과목을 수강했습니다. 통번역학과 수업으로는 번역 B-A 1(영어-스페인어), 통번역가를 위한 스페인어 1(고급), 통번역의 문화 매개를 위한 기초 그리고 서어서문학과 수업으로 스페인어 통사론: 복문을 들었습니다.

1) 번역 B-A 1(영어-스페인어) / Translation B-A 1 (english-spanish)
스페인어로 진행된 수업입니다. 영어로 된 기사를 스페인어로 번역하는 수업이었습니다. 교환학생들도 몇 명 있었지만, 현지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수업 방식은 선생님께서 한 문단씩 학생들에게 바로 번역을 하도록 시키고 이와 관련해서 학생들의 코멘트가 이어지는 식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텍스트를 미리 올려주시기에 준비를 해갈 수 있다면 크게 어렵지 않은 수업입니다. 시험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고, 주어진 텍스트(기사)를 번역하는 방식입니다. 컴퓨터, 사전 모두 사용할 수 있어서 편리하게 시험칠 수 있었습니다.

2) 통번역가를 위한 스페인어 1 (고급) / Spanish language for translators and interpreters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페인어 수업으로 미리 레벨 테스트를 보고 그 결과에 따라서 반이 나누어집니다. Ventilador라는 평범한 스페인어 학습 교재를 사용했습니다. 교재의 경우 직접 구매할 수도 있고, 조금 구글링을 한다면 찾을 수도 있습니다. 수업 분위기는 굉장히 자유롭습니다. 선생님께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잘 들어주시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하도록 잘 유도해주십니다. 스페인어 관용 표현들을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시험은 기말고사 한 번 치며, 배운 내용이 그대로 시험에 나오고, 작문 파트가 있습니다.

3) 통번역의 문화 매개를 위한 기초 / Foundations for cultural mediation in Translation and interpretation
역시나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입니다. 까딸루냐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많은 것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바르셀로나의 역사, 정치, 예술, 문화, 사회, 전반에 걸친 모든 것들을 배웁니다. 스페인어로 진행됩니다. 시험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그리고 레포트가 있습니다. 레포트의 경우 바르셀로나 축구팀이 바르셀로나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분석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영어로 작성할 수 있게 해주셔서 수월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수업 자체는 지식을 그냥 전달하는 식이라 조금 지루합니다.

4) 스페인어 통사론 : 복문 / Spanish syntax : complex sentence
서어서문학과에서 열린 어학 전공 수업이었습니다. 교환학생들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현지 학생들이었습니다. 여름학기에 단문 수업이 열리고, 가을학기에 복문 수업이 열리는데, 저는 가을학기에 교환학생을 와서 어쩔 수 없이 복문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두 강의가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 단문 수업에서 배웠던 개념들이 기본 개념으로 나와서 도서관에서 통사론 책을 찾아서 기본 개념들을 익혀야 했습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스페인어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네이티브가 아니었기에 수업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다른 수업들에 비해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고, 학기가 끝나고 시험 결과가 나왔을 때 뿌듯해할 수 있었습니다.

2. 외국어 습득 정도
외국어 습득 정도는 정말로 교환학생을 간 사람이 어떤 생활을 하느냐에 전적으로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생각보다 까딸란어가 많이 쓰입니다. 길거리 표지판, 시장에서 상품 이름, 기타 안내문, 지하철 역 이름, 메뉴판, TV 방송 등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언어는 대부분 까딸란어입니다. 심지어 저는 룸메들도 전부 까딸란 출신 친구들이라 룸메들끼리 대화를 할 때에는 항상 까딸란어를 사용해 조금 아쉬웠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저와 대화를 할 때는 느린 스페인어로 말을 걸어주어서 실제로 듣기 실력을 올리는 데에는 현지인들끼리 하는 대화를 자주,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교환학생을 많이 오는 만큼, 특히 라틴아메리카 출신 학생들이 많기에 노력만 한다면 얼마든지 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고 스페인어 실력을 늘릴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멕시코 친구들과 발렌시아에서 온 친구와 친해져서 이들과 같이 여행도 가고, 많이 붙어 지내면서 스페인어 실력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기숙사 근처에 이케아와 대형마트인 알깜뽀가 있고, 바르셀로나 시내에 큰 아시안마켓이 있어서 사실 필요한 모든 것들을 바르셀로나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카메라 같은 전자기기의 경우 국내에서 구매를 해서 오는 것이 훨씬 싼 것 같습니다. 물가는 식료품의 경우 한국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특히 소고기가 저렴해서 많이 해먹었습니다. 하지만 외식을 하거나 학생식당에서 사먹는 경우 한국보다 훨씬 비쌉니다. 학생식당의 경우 보통 한 끼에 6.5~8유로 했고 시내에서 외식을 하더라도 9유로 이상은 지불해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외식비가 비싼 만큼 많은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와서 점심시간에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음식의 경우 직접 조리해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토끼고기를 비롯한 육류도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며 과일도 훨씬 저렴합니다. 해산물을 비슷하거나 조금 비쌌습니다.

아플 경우 교내 보건소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치과도 있고 다 있습니다. 저렴한 편입니다. 단 안과의 경우, 안경이 고장 나거나 렌즈를 새로 사야할 경우 한국보다 훨씬 비싼 편입니다.

은행은 기숙사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싼딴데르나 까이샤 까딸루냐에서 통장을 개설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싼딴데르를 추천합니다. 까이샤 까딸루냐에 비해서 스페인 전국에 지점들이 있고, 그렇기에 스페인 국내 여행을 다닐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돈은 하나은행에서 체크카드를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휴대폰은 충전식 유심칩을 사용했습니다. 저는 Orange를 사용했습니다. 통화하고 문자, 데이터 쓰는데 한 달에 25유로 내외로 나왔습니다. 해외 여행할 때 자동로밍이 되어서 편했습니다.

기숙사에 살면 시내로 나갈 때 페로까릴을 타야 합니다. 10회권, 한 달 정기권, 세 달 정기권 등이 있습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세 달 정기권이 있는데 시내에 자주 나갈 것이라면 이걸 사는 게 가장 경제적입니다.

3. 여가 생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자주 이용했고, 기숙사에서 친해진 현지인들과 교환학생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녔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바르셀로나 시내나, 근교로 다 같이 버스를 대절해서 여행을 가는 일, 다 같이 축구 경기를 보러 가는 것,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바르셀로나 시내 바에서 파티, 축구 대회, 기숙사 영화 상영, 가라오케 등등이 있었고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바르셀로나 근교로 몬세라트(한국의 산 보다 볼 게 없어서 굳이 갈 필요는 없습니다. 치즈 좋아하시면 가서 신선한 염소 치즈를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는 다른 곳에서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지로나와 피게레스(달리의 고향으로 달리 박물관이 있는데 굉장히 인상 깊었던 여행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았고, 가이드가 동행해 작품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르셀로나 놀이동산, 모로코 여행(사막, 저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참석한 친구들에 따르면 가장 흥미로웠던 여행이라 했습니다. 별이 쏟아지는 사막의 밤이 정말로 멋지다고 했습니다), 바르샤 경기 구경 등이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항공편이 편리하고 저렴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포르투갈, 프랑스, 영국, 독일, 프라하, 이탈리아 등등 다양한 곳으로 저렴한 가격에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IV. 교환학생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스페인어 실력을 늘리자고 간 교환학생이었으나, 공부보다 놀기를 더 많이 했던 한 학기였습니다. 하지만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고 후회 없이 즐겁게 놀고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교환학생을 갈지 고민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면 주저 없이 바르셀로나로 교환학생을 갈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한 학기 동안 즐겁고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