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파견대학
1. 개요
나는 2014년 1학기 동안 멕시코의 Tecnologico de Monterrey(이하 Tec) 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파견되어 수학하였다. 본 대학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본래는 공과 대학교이지만, 현재는 종합대학으로 내 전공인 인문학 수업 역시 수강할 수 있었다. Tec의 큰 특징이자 장점은 멕시코 내 많은 도시에 캠퍼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환학생으로 파견되는 우리학교 학생들 역시 사전에 캠퍼스를 선택하여 수학할 수 있다. 미리 선택해야 하므로 Tec으로 파견이 결정된 직후부터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캠퍼스에 따라 존재하는 학과와 개설되는 수업 등이 다르므로 이에 대해선 각자의 필요에 따라 사전에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전공수업을 수강하기 위해서 본교인 Monterrey 캠퍼스를 선택하였다. 본교인 만큼 Monterrey 캠퍼스는 대부분의 학과를 갖추고 있다.

Tec의 또 하나의 장점을 꼽으라면 멕시코를 넘어 중남미를 통틀어서 가장 유명하고 좋은 사립 대학교 중의 하나라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좋은 점은 현지 학생들은 상당한 액수의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만큼 캠퍼스의 시설은 상당히 잘 갖추어져 있다(Monterrey 캠퍼스 기준). 우선 일반적으로 치안이 불안한 멕시코이지만 캠퍼스 출입은 학생과 교직원만 허용되며 24시간 철저히 관리된다. 학교 주변 치안도 매우 안전한 편이며, 밤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학교 주변으로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캠퍼스 내에선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으며 도서관, 컴퓨터실 등의 시설 등이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다.

Monterrey는 멕시코 북동부에 위치하여 있으며, 공업이 발달한 제 3의 도시로 멕시코 내에선 ‘부자도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Tec의 등록금이 높은 만큼 현지 학생들은 비교적 ‘잘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지리적으로 미국에서 가까운 만큼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학생들의 성향이나 문화 역시 흔히 생각하는 ‘전통적인 멕시코’의 모습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어를 훌륭하게 구사하여 친구를 사귀는 데에 스페인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2. 수강신청 방법 및 기숙사
수강신청은 파견되기 전 한국에서 미리 인터넷을 통해 할 수 있다. 이는 Tec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담당자가 메일을 통해 안내해준다. 그리고 개강 첫 주 캠퍼스의 국제협력본부 같은 곳에서 일대일 면담을 통해 시간표를 확정한다. 이때 인원이 남을 경우 원하는 수업을 추가할 수 있으며, 원하지 않는 수업을 뺄 수도 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신청한 수업이 인원부족 등의 이유로 폐강되어있는 경우도 있다. 면담 이후에도 개강 첫주 내에는 다시 찾아가 추가적인 수정을 할 수 있다.

기숙사 등록 역시 사전에 이메일을 통해 이루어진다. 기숙사 뿐만 아니라 홈스테이, 그리고 따로 집을 구하는 경우를 위해 집 몇 군데를 소개해주는 프로그램 역시 이메일을 통해 미리 신청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기숙사가 가장 비싸다고 할 수 있으며, 홈스테이 역시 식사도 포함되어 있지만 물가에 비해 크게 저렴한 수준은 아니다. 기숙사는 학교와의 접근성, 치안, 안정성 등에서 장점이 있지만 경제적인 문제와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에 비해 홈스테이는 멕시코 가족과 함께 살며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어떤 가족이냐에 따라 생각보다 많은 교류가 없을 수도 있으며 음식 등이 맞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혼자 사는 경우 본인의 선택에 따라서 가장 경제적일 수도, 가장 비쌀 수도 있다. 가장 자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지만, 집 선택에 있어서의 수고와 예상치 못한 문제 등을 감수해야 한다.

3. 교환 프로그램 담당자, 담당부서 이름 및 연락처
담당자 : Edith Alejandra Cantu Saldana
담당부서 : Admission and Housing Coordinator. International Programs Office
연락처 : edithcantu@itesm.mx +52 (81) 83 582-000, Ext. 3944

II. 학업
1. 수강과목 설명 및 추천 강의
스페인어 : 파견 전에 미리 인터넷을 통해 스페인어 시험을 실시하여 스페인어 수업 레벨 및 스페인어 진행강의 수강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서는 시험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레벨을 통과해야 한다. 스페인어 수업의 경우 외국인들을 위한 수업이므로 친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이다. 나는 가장 높은 반이었는데 반에서 스페인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수업 수준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스페인어를 배웠지만 두 번의 시험은 모두 글쓰기였고 기말 과제는 합동 프로젝트였다.

스페인어 회화 : 역시 시험 레벨에 따라서 수강반이 결정된다. 역시나 자유로운 분위기로 다양한 주제와 영역에서의 스페인어를 배웠다. 마찬가지로 난이도는 높지 않았으며 다같이 참여하는 것을 유도하는 수업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어 과목의 경우 교수나 레벨에 따라 수업 방식이 상이할 것으로 보인다. 수업 내용에 충실한 시험과 평소 과제로 평가.

멕시코 문화 : 한 교수님이 스페인어 수업과 영어 수업을 모두 진행한다. 스페인어 수업을 수강하였는데 외국인들을 위한 수업인 만큼 능숙하게 어려운 단어를 피해가면서 설명해 주신다. 음식, 지리, 역사 등 다양한 주제를 전반적으로 다루며 토론, 발표 등 다양한 방식을 사용한다. 교수님이 직접 전통음식을 수업시간에 가져와 체험시켜 주는 등 매우 열정적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쉬운 설명으로 부담이 크게 되지 않는 수업이지만 그 내용이 가볍지는 않다. 시험은 없으며 발표와 에세이로 평가.

라틴아메리카 현대 문학 : 전공수업으로 과 후배와 함께 수업 내 유이한 외국인으로서 수강하였다. 따라서 다른 수업들에 비해 스페인어의 수준이 차원이 달라 매우 어려웠으나 다행히 교수님의 배려로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매 수업마다 수업 해당 문학작품을 미리 읽어가야 하며 이를 확인하는 간단한 퀴즈를 실시하였다. 수업 내용 자체는 완벽히 따라가기가 불가능했지만 원서를 읽고 한 학기를 원어민들을 따라가며 수업을 들었다는 것 자체로도 많은 공부가 되었다. 시험은 없으며 세번의 에세이로 평가.

추천 강의 : 멕시코 문화

2. 외국어 습득 정도
전공생이지만 유창한 스페인어 실력을 갖추고 파견을 가지는 못하였다. 한 학기라는 짧은 기간에 스페인어 실력이 정확히 어느 정도 늘었는지 가늠할 척도는 없으나 더이상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데 있어서는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전공수업 덕분에 많은 독해를 하여 독해력도 어느 정도 느는 듯 하다. 다만,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친구로 사귄 멕시코 학생들이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해 스페인어만큼이나 영어에 많이 노출되었다. 짧은 파견 기간임에다 영어와 스페인어 사이에 혼란을 느끼기도 하여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하다.

3. 학습 방법
스페인어를 공부했기 때문에 특별한 학습방법은 없었다. 보고 듣고 말하는 모든 것이 공부라고 생각했다. 종이사전, 전자사전 모두 준비해 갔지만 학교 내에서 인터넷이 되므로 거의 사용할 일이 없었다. 에세이 등을 쓸 때에는 24시간 개방인 교내 도서관을 이용했다.

III. 생활
1. 입국 시 필요한 물품 및 현지 물가 수준
짐을 많이 챙겨가지 않고 현지에서 사는 쪽을 선택했지만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다. 비상약을 챙겨갔는데 간간히 필요했고 대부분 멕시코에서 장염 등을 한번씩 겪으므로 요기하게 쓰일 것이다. 모기는 많은데 모기향, 모기물린데 바르는 약 등이 없으므로 챙겨가도 좋을 듯 하다.

멕시코에서는 물가가 비싼 편인 몬떼레이지만 현지 물가 수준은 대체적으로 한국보다 낮은 편이다. 특히 대형마트에서의 식재료 가격은 매우 싸다. (소고기 1kg에 만원 이내) 음식점의 경우 멕시코 대표 음식인 따꼬는 개당 보통 6~12 페소(1페소 = 약 80원)로 한끼에 50페소 내외로 해결할 수 있다. 공산품의 경우는 크게 가격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2. 식사 및 편의시설(의료, 은행, 교통, 통신 등)
주로 아침은 시리얼, 점심은 학교내 식당혹은 근처 식당에서 사먹었으며, 저녁은 사먹거나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었다. 위에 언급했듯이 간단히 먹을 경우 한끼에 50페소 내외로 해결 가능하다. 그러나 물론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이나 패밀리레스토랑의 경우 좀더 비싸다. 한국 음식의 경우 한국 음식점이 두군데가 있으며 가격은 일반 음식점에 비싼 편이다(1인당 100페소 이상). 또한 한국 식품점이 있어 김치, 고추장 등의 음식을 사서 직접 해먹을 수도 있다. 월마트에서는 라면을 한국 식품점에 비해 저렴하게 판다(개당 약 8페소). 그리고 코스트코에서는 햇반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멕시코는 과일, 고기 등이 한국에 비해 싸기 때문에 홈스테이가 아닌 경우 마트를 자주 가서 사먹는 것을 추천한다.

의료의 경우 학교 내에 무료로 진료를 해주는 곳이 있으며 학교 근처에 24시간 응급실이 있는 병원도 있다. 또한 약국에서 싼값에 진료와 처방을 해주기도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은행의 경우 한국에서 만들어온 카드를 이용했기 때문에 ATM만 이용하였다. 캠퍼스 내에 다양한 은행의 ATM이 위치해 있고, 한 은행의 지점도 있어 편리하다. 몬떼레이의 대중교통은 비싼 편이다. 지하철은 있지만 캠퍼스 주변을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택시를 이용하였다. 택시요금은 우리나라에 비해 싼 편이므로 동행을 구해 이용한다면 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멕시코에 도착하자마자 Telcel이라는 회사의 후불 유심칩을 구입해 사용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충전해 사용할 경우 생각보다 비싼 편이므로 인터넷은 와이파이로만 이용하고 전화나 문자만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는 인터넷 정량이 포함되어 있는 요금제나 다른 회사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3. 여가 생활
캠퍼스 내에 학생들을 위한 무료 헬스장이 있어 자주 이용하였다. 무료로 운동수업을 하나 수강할 수 있어서 테니스 수업도 수강하였다. 또한 유료수업으로는 살사 등의 춤 수업, 요리 수업, 음악 수업 등 다양한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동아리가 있으므로 학기 초 관심 있는 동아리가 있다면 가입할 수도 있다. 수요일마다 학교 근처 영화관에서 1+1 행사를 하여 가끔 가기도 했다. 주말에는 교환학생들과 현지학생들이 어우러지는 파티가 늘 있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언어, 문화를 교류하는데 좋은 기회가 된다. 하지만 내성적인 성격의 경우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주말을 이용해 여행을 가기도 하였다. 종종 교환학생들을 위한 단체(스누버디 같은)에서 여행을 같이 가기도 하고, 또는 친구들끼리 계획을 짜서 여행을 가기도 한다. 파티가 질릴 때 즈음해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IV.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는 소감

생애 처음으로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 그래서인지 한 학기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적응하는 데에만 시간을 쓴 듯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그만큼 어느 때 보다도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았다. 외국에서 살고 다양한 문화권의 친구들을 사귀는 것은 그 자체의 즐거움만으로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학생으로서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게 가질 수 있었다. 전공에 필요한 스페인어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또한 값진 시간이었다. 이러한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애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